첫 번째 편지 — 시작하는 부모님께
첫 주 용돈을 쥐여주기 전날 밤, 떨리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읽어보세요. 아이보다 부모가 더 설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엉클조 (조경만)
자녀경제교육 20년 · 2026-06-22
부모님, 드디어 첫 주네요.
오늘부터 아이 손에 '내 돈'이 생깁니다. 적은 돈이지만, 아이한테는 처음으로 쥐어보는 자기 결정권이에요. 그래서 부모님 마음이 더 복잡하실 거예요. 다 써버리면 어쩌나, 또 쓸데없는 거 사면 어쩌나… 옆에서 "그건 사지 마라" 한마디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실 겁니다.
압니다. 저도 그래요. 요즘 겸이라고, 여섯 살짜리 아이를 가까이서 돌보고 있는데 — 그 조그만 손으로 뭐 하나 고르는 걸 보고 있으면 저도 똑같아요. "아유, 그거 말고" 소리가 목까지 올라옵니다. 30년을 이 일 하면서 많은 부모님들의 같은 고민을 들었어요. 그러니 이상한 게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런데 부모님, 이번 주만큼은 그 손을 한 번 내려놔 주세요.
아이가 돈을 다 써도 괜찮습니다. 엉뚱한 걸 사도 괜찮아요. 이번 주에 우리가 바라는 건 '잘 쓰는 것'이 아니거든요. 아이가 난생처음 "이건 내가 정하는 거야"를 느껴보는 것 —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한 번도 제 돈을 마음대로 써본 적 없는 아이가, 어떻게 '아껴야 하는 이유'를 알겠어요. 다 써보고, "아 이거 살걸 그랬나" 하고 후회도 해보고 — 그래야 다음엔 멈추게 됩니다. 그 후회가 잔소리 백 번보다 셉니다. 제가 30년 동안 본 게 바로 그거예요.
그러니 이번 주, 부모님이 해주실 일은 딱 하나예요. 아이가 뭘 사든, 그냥 지켜봐 주세요. 말리지 마시고요. 대신 한 주가 끝날 때쯤, 딱 이렇게만 물어봐 주세요.
"이번 주에, 살까 말까 제일 망설였던 게 뭐였어?"
그 한마디면 됩니다. 아이가 그 망설였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 — 거기서 진짜 공부가 시작되거든요. 나머지는 저랑 같이 하면 돼요.
자, 그럼 첫 주 시작해 볼까요.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우리 천천히 갑니다.
— 이웃집 엉클조 드림
엉클조 (조경만)
초등 자녀경제교육 20년 · 엉클조아카데미 대표
이 글은 교과서가 아니에요. 오래 아이들 옆에서 지켜본 것들을 나눠드리는 거라, 틀릴 수도 있고 우리 아이한테는 다를 수도 있어요. 같이 고민해보자는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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