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조아카데미
인생 이야기은퇴 그 후

20살 어린 사수한테 구박받으며 킥보드를 배웠습니다

2024년 초, 전동 킥보드 수리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보고 그냥 지원했습니다. 사수가 20살 어렸습니다. 처음엔 구박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배웠습니다.

조

엉클조 (조경만)

좌충우돌 5년기 · 2023~2025년

2024년 초, 전동 킥보드 수리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보고 그냥 지원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었습니다. 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수가 20살 어렸습니다.

처음에 구박을 받았습니다. 말로 하진 않았지만, "이 아저씨 이것도 모르나" 하는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좀 창피했습니다.

그래도 배웠습니다.

고장 난 킥보드가 다시 달려나갈 때

기계를 고쳐서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게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습니다.

고장 난 걸 분해하고, 부품을 갈고, 조립하고, 시동을 켜면 달려나갑니다.

그 순간마다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의사가 환자를 낫게 했을 때 이런 기분일까 싶었습니다. 과장이 좀 있지만, 그 느낌이 맞습니다.

지금 제 일주일

솔직히 지금 생활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충남 청양에 집을 지었습니다. 2009년에 경매로 샀던 그 땅입니다. 14년 만에 집이 생겼습니다.

주중 3일은 서울·수도권에서 강의하고 코칭합니다. 주중 2일은 청양에서 텃밭 가꾸고 닭 봅니다. 나머지 2일은 쉬거나 온라인 작업합니다.

5도2촌이라고 합니다.

처음 막연하게 꿈꾸던 귀촌이 이런 모양이 됐습니다. 완전히 시골로 가는 게 아니라, 도시와 시골을 왔다 갔다 하는 방식으로.

이게 저한테 더 맞았습니다.

다음에는 이걸 해볼 겁니다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손해평가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농작물 피해를 평가하는 전문직입니다. 청양에서 농사와도 연결됩니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70대까지 일하는 게 목표입니다.

거창한 계획이 아닙니다. 그냥 계속 뭔가를 배우고 싶습니다.

5년을 돌아보면

2019년에 대형 면허를 딴 날부터 지금까지.

잘못된 것도 많았습니다. 지게차·굴착기를 먼저 따지 말고 전기부터 했으면 시간을 아꼈을 겁니다. 처음부터 취업 시장을 분석했으면 탈락을 덜 겪었을 겁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탈락이 반복됐기 때문에 전략을 바꿨습니다. 전략을 바꿨기 때문에 정규직 취업이 됐습니다. 물류센터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의 생활 방식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좌충우돌이 경로였습니다. 곧은 길이 아니었을 뿐, 길이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를 쓰면서 목표가 하나 있었습니다.

은퇴가 두렵거나, 재취업이 안 된다고 지쳐있거나, 자격증은 땄는데 갈 곳이 없는 분들한테. 그냥 이런 아저씨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멋진 성공 스토리가 아닙니다.

두 달 TV만 봤고, 자격증 3개 따도 서류에서 다 탈락했고, 60세에 야간 근무 했고, 20살 어린 사수한테 구박받으며 킥보드 수리 배운 아저씨 이야기입니다.

그 아저씨가 지금은 청양에 집 짓고 강의도 하고 텃밭도 가꿉니다.

저도 됐습니다. 당신도 됩니다.